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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30인분 노쇼 사기 당했지만"…사장의 '무료나눔' 선택에 시민들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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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30인분 ‘노쇼(No-Show)’ 사기를 당해 분노와 좌절을 겪었던 한 식당 사장이 정성껏 만든 음식을 이웃들과 나누며 따뜻한 응원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12일 경찰청 ‘시도별 노쇼 사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에서 발생한 노쇼 사기는 총 2892건에 달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입은 피해액은 414억 원 규모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577건(피해액 79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284건(38억 원), 서울 281건(33억 원), 전북 216건(35억 원) 순이었다. 하지만 검거율은 전국 평균 0.7%에 불과했다. 실제로 올해 적발된 사건은 22건뿐이며, 세종·서울·부산·울산·경기북부·경북·제주에서는 단 한 건도 해결되지 않았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화 주문 사기는 유명한 공공기관과 기업의 이름을 빌려 소상공인을 현혹하게 만드는 악질 범죄”라며 “서민을 울리는 악질범죄를 뿌리 뽑고, 0.7%에 머물러 있는 검거율을 높이기 위해 경찰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실제 피해 사례가 공유됐다.

삼계탕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이달 9일 단체 회식 예약 전화를 받았다. 예약자는 B씨로, 같은 날 오후 4시에 삼계탕 30인분과 만두 8개를 주문하겠다고 했다.

A씨는 “오픈 초기인 매장이고 동네가 시골에 있다 보니까 지역 주민들이 많이 방문해 주신다. 간혹 단체 주문도 있다"며 "예약자 B씨는 초면이지만 지역 근처 회사를 다니고 단체 회식을 한다고 해 기분 좋은 마음으로 예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계속되는 '노쇼 사기'가 걱정돼 A씨는 B씨에게 예약금을 언급했지만 B씨는 “이 동네에서 회식 여러 번 한 적 있다. 걱정 말라”고 안심시켰다. A씨는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예약금을 받지 않았고, 대신 후불 결제금액 58만 원을 명시한 문자로 예약을 확인했다. B씨는 "알겠다"고 답장했다.

당일 오전에도 A씨는 “금일 오후 4시 예약 확인 차 연락드렸다. 혹시 변동사항이 있으면 미리 알려 달라”는 연락을 했고, 약 1시간 뒤 B씨는 예약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약속 시간인 오후 4시가 지나도 손님은 나타나지 않았고,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A씨는 "노쇼 걱정 말라고 해서 예약금도 안 받았는데 이러시면 어떡하나. 전화를 받든 답변을 주시든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문자를 보냈다. 뒤늦게 B씨는 “사정이 생겨 못 간다. 취소해달라”며 문자 한 통만 남겼다.

A씨는 분노와 좌절을 겪었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주방을 맡은 어머니가 정성껏 준비한 삼계탕 30인분을 동네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누기로 결정했다. 뜻밖의 ‘무료 나눔’에 주민들은 오히려 A씨를 응원했다. 일부는 “계좌번호를 달라”며 금전적 도움을 제안했고 “조만간 회식하러 오겠다”, “정말 맛있는 집이다. 곧 대박날 것”이라는 격려가 이어졌다.

A씨는 “노쇼 가해자에 대해서는 민사적이든 도의적이든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번 일을 통해 각박하다 생각했던 세상이 아직 따뜻하다는 걸 느꼈다. '노쇼'라는 큰 타격에도 마음이 좋았다. 이번 무료 나눔으로 오히려 힘이 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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