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학대로 뇌손상 아기···3개월 병원 상주하며 간병한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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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어딘가, 학대 받는 아이]
②구조기: 전담 요원의 현실
심각한 상태의 아기 구하며 충격받기도
트라우마 겪으면서도 늘 아이 상태 확인
"주변 아이들 관심 있게 지켜봐 주길"
정현이(가명)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부주의로 바닥에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다. 진단명은 다발성 골절 뇌출혈. 결국 뇌손상으로 비뇨기계 질환이 생겼다. 하지만 엄마는 아픈 정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의료 지원과 방문 상담도 거부했다. 지자체 경찰 합동점검에서 학대가 확인됐을 때 정현이는 18개월에 몸무게가 5㎏에 불과했다.
죽어가는 정현이를 살려야 했지만, 간병인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부모에게 아이를 다시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지자체 공무원들과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들은 3개월간 교대로 병원에 상주하며 정현이를 직접 간병했다.
정현이는 지금 장애아동시설에서 지내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지만 체중은 또래들과 비슷해졌다. 서울 아동보호기관 E팀장은 “아이를 처음 안았을 때 뼈가 다 느껴질 정도였다”며 “사망 사건뿐 아니라 중상해 사건도 부모를 강력히 처벌하고 친권 제한 조치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F주무관은 2년 전 만난 두 살배기 성주(가명)를 잊을 수 없다. 경찰 연락을 받고 성주를 구하러 갔을 때 성주는 미라처럼 뼈만 남은 채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그 옆에서 엄마 아빠가 태연하게 라면을 끓여 먹고 있었다. 얼마나 오래 굶었는지 성주의 온몸은 창백하다 못해 보라색이었다.
구급대가 심폐소생술을 하며 긴급 이송했지만, 성주는 영구 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나마 살아난 게 기적이었다. 엄마가 아이 상태가 이상하다고 느껴 112를 눌렀다가 바로 끊었는데, 경찰이 확인차 방문했다가 성주를 발견했다고 한다. 부모는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성주는 아동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F주무관은 불면증에 시달렸다. 분유 살 돈도 없다면서 아이 옆에서 라면을 먹던 부모의 모습이 떨쳐지지 않아 심리치료까지 받았다. F주무관은 “요즘에도 성주 소식을 종종 확인하는데 최근에 조금씩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며 “아이가 씩씩하게 잘 이겨내는 모습 때문에 힘들어도 이 일을 그만두지 못한다”고 말했다.
학대 피해아동을 구조하고 보살피면서 전담공무원과 상담원도 남모르게 트라우마를 겪는다. 질병 휴가를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도 아이들 곁을 떠나지 않는 건 사람을 살린다는 사명감과 보람 때문이다. 아이들 표정이 밝아지는 모습을 볼 때, 아이들이 쓴 편지에 배려, 사랑, 노력 같은 단어가 나올 때, 복잡한 가정사에 방황하던 아이가 검정고시를 본다고 연락해 올 때, 그간 힘들었던 시간들이 싹 잊힌다고 한다.
F주무관은 “위험에 처한 아이를 한시라도 빨리 구하기 위해 모두가 주변 아이들을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②구조기: 전담 요원의 현실
심각한 상태의 아기 구하며 충격받기도
트라우마 겪으면서도 늘 아이 상태 확인
"주변 아이들 관심 있게 지켜봐 주길"
정현이(가명)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부주의로 바닥에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다. 진단명은 다발성 골절 뇌출혈. 결국 뇌손상으로 비뇨기계 질환이 생겼다. 하지만 엄마는 아픈 정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의료 지원과 방문 상담도 거부했다. 지자체 경찰 합동점검에서 학대가 확인됐을 때 정현이는 18개월에 몸무게가 5㎏에 불과했다.
죽어가는 정현이를 살려야 했지만, 간병인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부모에게 아이를 다시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지자체 공무원들과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들은 3개월간 교대로 병원에 상주하며 정현이를 직접 간병했다.
정현이는 지금 장애아동시설에서 지내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지만 체중은 또래들과 비슷해졌다. 서울 아동보호기관 E팀장은 “아이를 처음 안았을 때 뼈가 다 느껴질 정도였다”며 “사망 사건뿐 아니라 중상해 사건도 부모를 강력히 처벌하고 친권 제한 조치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F주무관은 2년 전 만난 두 살배기 성주(가명)를 잊을 수 없다. 경찰 연락을 받고 성주를 구하러 갔을 때 성주는 미라처럼 뼈만 남은 채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그 옆에서 엄마 아빠가 태연하게 라면을 끓여 먹고 있었다. 얼마나 오래 굶었는지 성주의 온몸은 창백하다 못해 보라색이었다.
구급대가 심폐소생술을 하며 긴급 이송했지만, 성주는 영구 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나마 살아난 게 기적이었다. 엄마가 아이 상태가 이상하다고 느껴 112를 눌렀다가 바로 끊었는데, 경찰이 확인차 방문했다가 성주를 발견했다고 한다. 부모는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성주는 아동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F주무관은 불면증에 시달렸다. 분유 살 돈도 없다면서 아이 옆에서 라면을 먹던 부모의 모습이 떨쳐지지 않아 심리치료까지 받았다. F주무관은 “요즘에도 성주 소식을 종종 확인하는데 최근에 조금씩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며 “아이가 씩씩하게 잘 이겨내는 모습 때문에 힘들어도 이 일을 그만두지 못한다”고 말했다.
학대 피해아동을 구조하고 보살피면서 전담공무원과 상담원도 남모르게 트라우마를 겪는다. 질병 휴가를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도 아이들 곁을 떠나지 않는 건 사람을 살린다는 사명감과 보람 때문이다. 아이들 표정이 밝아지는 모습을 볼 때, 아이들이 쓴 편지에 배려, 사랑, 노력 같은 단어가 나올 때, 복잡한 가정사에 방황하던 아이가 검정고시를 본다고 연락해 올 때, 그간 힘들었던 시간들이 싹 잊힌다고 한다.
F주무관은 “위험에 처한 아이를 한시라도 빨리 구하기 위해 모두가 주변 아이들을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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